surpoom-1-01-08.htm

a * 이 모든 죄의 중생은 악업의 인연으로 아승지겁이 지나도록 삼보(三寶)의 이름조차 듣지 못함이라. -----*법화경 여래수량품 제 16에서



법화경(法華經) 서품(序品)-1-01-08

-----또 어떤 불자(佛子)는 정혜(定慧)가 구족(具足)하여 한량 없는 비유(譬喩)로써 중생(衆生)을 위해 법(法)을 설(說)하되, 법(法) 설(說)하기를 즐겨하여 모든 사람을 *보살(菩薩)로 교화하고 *마(魔)의 군중(軍衆)을 파(破)하려고 법고(法鼓) 치는 것을 보며,-----

미륵보살은,---또 어떤 불자는 *계(戒)ㆍ정(定)ㆍ혜(慧) 삼학(三學)을 닦으며 즐거운 마음으로 부처님의 가르치심을 세상에 펴되, 중생의 이해를 돕고자 비유로써 법을 설하는 것을 즐겨하며 모든 사람의 마음의 미혹을 제거하며 법을 펴는 것을 보았습니다.--

<정혜(定慧)가 구족(具足)하다>란, 마음이 정해져서 주위환경에 의해 동요하지 않게 되고 *지혜가 갖추어져 모든 사물의 실상(實相)을 있는 그대로 보게 되는 계(戒)ㆍ정(定)ㆍ혜(慧) 삼학을 뜻합니다. 계(戒)는 부처님의 경계하신 말씀을 지키는 것이고ㆍ정(定)은 마음이 굳게 안정되는 것이고ㆍ혜(慧)는 지혜가 갖추어지는 것입니다.
듣건대, <대승무계(大乘無戒)>라 해서 *대승교에서는 계(戒)를 지키지 않아도 좋다고 하는 사람이 있습니다마는 그게 아닙니다. 계(戒)를 굳이 지키지 않더라도 스스로 戒에 맞도록 행동하게 된다는 뜻입니다. 분명코 戒가 필요치 않다는 것이 아닙니다.
불도 수행에서 첫째는 계(戒)를 지키는 것입니다. 둘째는 계율을 지키는 *과보로 마음이 定해져서 어떤 변화에도 움직이지 않는 정(定)이 되는 것입니다. 셋째는 마음이 정(定)해져서 움직이지 않게 되면 그 과보로 *지혜(智慧)를 갖추게 됩니다. 혜(慧)는 모든 사물의 실상을 아는 것입니다. 흔히 <저 사람은 지혜가 있는 사람이다>하는 말과는 조금 다릅니다. 마음의 미혹이 없어지면 사물의 진정한 성질을 알 게 됩니다. 자기의 마음에 미혹이 남아 있는 동안은 사물을 보아도 사물의 상(相)이 똑똑하게 보이지 아니하고, 소리를 들어도 소리가 올바르게 들리지 않습니다. 마음의 미혹이 없어져서 모든 사물이 있는 그대로 알아지는 것이 혜(慧)입니다.
<모든 사람을 보살로 교화하다>란, 대승교를 배우는 사람은 다 보살입니다. 대승교에서는 *각행원만(覺行圓滿), 자기가 구원 받는 동시에 남도 도와주자ㆍ자기가 깨닫는 동시에 남도 깨닫게 해주자ㆍ하는 마음이 모두 보살입니다.
<마(魔)의 군중(軍衆)을 파하다>란, 마(魔)는 범어의 <마라(麻羅)>의 <마(麻)>에 <귀(鬼)>를 붙인 글자입니다. <마라(麻羅)>를 중국어로 번역하면 장(障)이라는 뜻입니다. 바른 도(道)를 배우거나 신앙하거나 하는데 장애가 되는 것을 뜻합니다. 이것을 생략해서 *마(魔)라고 합니다. 악마다ㆍ마귀다 라고 말하지만 실은 마음의 미혹(迷惑)이 마(魔)의 근본입니다. 외부에서 오는 악마는 문제가 아닙니다. 자기의 마음 가운데 갖가지 迷惑이 생기는 것이 정말 악마입니다. 남이 칭찬하면 금시에 우쭐해지고ㆍ남이 욕하면 성을 내고ㆍ편안해지면 마음이 풀리고ㆍ괴로워지면 낙심하고ㆍ--환경에 따라 마음이 움직입니다. 그 마음의 움직임을 일컬어 마(魔), 장(障)이라고 합니다. 분명코 마음이 움직이고 있는 동안은 진실하게 도(道)를 배울 수 없습니다.
<마의 군중>, 악마의 군사들이 몰려와 공격하는 것을 파한다는 것은 즉 마음의 迷惑을 삭제한다는 뜻입니다. 외부로부터 어떤 박해가 오더라도 그것은 뻔한 것이지마는 자기의 마음속에서 오는 번뇌(煩惱)가 가장 무서우며 이것이 자기를 멸망시킵니다. 그러므로 악마의 군사를 깨뜨린다 하는 것은 온갖 미혹 번뇌를 릴리스, 내려 놓는다는 뜻이 되겠습니다.
<법고(法鼓) 치다>란, 敎를 세상에 펴는 것을 북을 치는 것으로 비유하했습니다. 미혹하면 아무리 바른 敎를 가르쳐 주어도 마음속에 들어가지 않습니다. 敎를 세상에 펴는 데는, *쌍고(雙鼓), 천고(天鼓)와 독고(毒鼓)라고 하는 두 가지 방법이 있습니다.
천고(天鼓)는 *정법, 바른 교를 남에게 가르쳐서 그것을 지키게 하는 것이고, 독고(毒鼓)는 사법(邪法)을 깨뜨리는 것입니다. 다른 사람의 미혹 번뇌까지도 타파(打破)해서 올바른 敎를 믿도록 해주는 것이며 보살이 불도를 수행하는 방법의 하나입니다.

----또 보니 어떤 보살(菩薩)은 적연연묵(寂然宴默)하여 하늘(天)과 용(龍)이 공경(恭敬)할지라도 기뻐하지 아니하며,---

---또 어떤 보살은 불법을 배워서 부처님께 가까이 가는 것 만을 기쁨으로 삼아 마음의 편안을 얻습니다. 인간은 물론, 천상계와 바다의 용들까지도 공경하고 경례(敬禮)하여도, 그것을 기쁨으로 여기지 않고 오로지 수행에만 힘쓰는 보살도 보았습니다.----


<적연연묵>에서, <적연(寂然>은 <조용함>이며, <연묵(宴默)>은 <편안함>입니다. 진정한 기쁨이라는 것은 마음 속으로부터 나오는 것입니다. 남이 칭찬하면 기뻐하고 남이 헐뜯으면 낙심하는 것, 환경에 좌우되면 진정한 깨달음은 열리지 않습니다. 부처님의 가르치심을 배우는 것을 기쁨으로 삼고 움직이지 않는 마음이 진정한 기쁨, <법희(法喜)>입니다.
---또 보니 어떤 보살은 숲 사이에서 광명을 놓아 지옥고의 중생을 건져 불도에 들게 하며,---

-- 또 어떤 보살은 세상에 알려지려고 하지 않아도, 모든 사람들이 그 덕(德)을 사모해서 저절로 모여 옵니다. 그런 인연으로 지옥 중생들이 모두 부처님의 도(道)에 들게 하는 보살도 있습니다.---

<숲 사이에서 광명(光明)을 놓는다>란, 정말 자기 마음에 德이 쌓이면, 자기가 남에게 알려지려고 하지 않더라도 법을 구하는 사람들이 저절로 따르게 된다는 그런 뜻입니다.
<지옥고(地獄苦)>→지옥이라는 것은 <진에>입니다. 성난 마음이 가슴에 가득할 때, 마음에 지옥이 실현되어 고통 받습니다. 인간의 가지가지 迷惑 가운데 <진에>가 근본되는 큰 미혹입니다. 생각하면 우리가 성을 낼 까닭이 없습니다. 넓은 마음이 없기 때문에 자기 생각과 조금만 틀려도 불쾌하게 느낍니다. 그 불쾌가 차차 자라면 <진에>가 됩니다. <진에>가 마음을 점령하면, 인간은 고독(孤獨)하게 되고 주위 사람들이 모두 적(敵)으로 보입니다. 인간이란 서로 의지하고ㆍ서로 돕고ㆍ서로 구원하고ㆍ서로 가르치는 것이 본래의 성질입니다. 그러나 성냈을 때 <진에>가 마음을 점령하면 본래의 존귀한 성질은 모두 숨어버립니다. 그리고 주위가 모두 敵이 되기 때문에 <진에>를 지옥이라고 합니다.

----또 어떤 불자는 잠자지 않고 숲속에서 *경행(經行)하여 부지런히 불도를 구함을 보며,----

-----또 어떤 불자(佛子)는 마음에 해이해짐이 없이 항상 긴장(緊張)된 마음으로 숲속에서 조용히 마음을 가라앉혀서 *인욕 수행하며 *불도(佛道)를 구(求)하는 것을 보았습니다---

<잠자지 않는다>는 것은 마음에 해이해짐이 없다는 뜻을 나타낸 것입니다.
<구한다(勤求)>란, 힘써 노력해서 불도를 구하는 것입니다. <근구(勤求)>, 힘써 노력하는 마음이 없으면, 인간은 결코 진보(進步)하지 못합니다. 그런데 인간에게는 게으름을 피우는 버릇이 있어서 노력하는 것을 싫어합니다. 게을러서 노력하지 않으면, 아무리 경전을 읽고 *<묘법연화경>이라고 제목봉창(題目奉唱)해도 발전이 없습니다. 평범한 인간이 깨달음을 선택한다는 것은 의식(意識)의 진화를 뜻하기 때문에 무척 애쓰지 않으면 안됩니다.

----또 보니 *계행(戒行)을 갖추어 위의(威儀) 가짐이 맑은 보배 구슬을 가짐과 같이 하여 불도(佛道)를 구(求)하며, ---

---또 어떤 불자는 부처님께서 경계하신 말씀을 낱낱이 실행해서 위의가 완전합니다. 모자람이 없이 보배를 지닌 듯이 깨끗하고 단정(端正)한 자세로 불도를 구하는 것을 보았습니다.--
<계행(戒行)을 갖추어 >--부처님께서 경계하신 말씀을 낱낱이 실행하는 것입니다.
<위의 가짐이>이란, 위의가 완전해져서 모자람이 없이 단정(端正)하다는 뜻입니다. 위의(威儀)의 위(威)는 위협(威脅)한다는 뜻으로 쓰입니다마는 여기서는 감화(感化)라는 뜻입니다.

---또 어떤 불자(佛子)는 인욕력(忍辱力)에 머물러 거만한 사람들이 나쁜 말로 꾸짖고 때릴지라도, 다 이를 능히 참고 불도(佛道) 구(求)하는 것을 보며,-----

----또 어떤 불자는 침착한 마음을 계속 유지하는 *인욕 수행을 합니다. *증상만이 바른 敎를 설하는 사람을 적으로 돌려서 욕하고 매질을 해도 모두 잘 참고 성내지 아니하고 불도를 구해서 부처님이 되려는 이상을 가지고 수행하는 불자도 보았습니다.----

<인욕력에 머문다>는 것은 실의(失意)의 경우에도 참아야 하고, 득의(得意)의 경우에도 참아야 한다는 것입니다. 실의(失意), 가난하거나 지위가 떨어져서 남에게 업신여김을 당한다든가 할 때에도 물론 참아야 하지마는, 득의(得意), 재산이 많아지거나 지위가 높아져서 남에게 칭찬을 받을 때에도 역시 참는 것이 <인욕력에 머무는 것>입니다.

----또 어떤 보살은 모든 희담(戱談)과 어리석은 권속(眷屬)을 떠나 *지혜(智慧)있는 이를 친근(親近)하여 일심(一心)으로 산란함을 없이 하고 생각을 산림(山林) 속에 두고 억천만년(億千萬年)에 불도(佛道) 구(求)함을 보며,----

--또 어떤 보살은 무책임(無責任)한 말이나 행동을 하는 어리석은 무리와 어울리지 않습니다. 지자(智者)에 친근해서 마음의 혼란(混亂)을 끊고, 생각을 숲속과 같은 조용한 곳에 두어 즉 세상을 떠난 곳에서 조용히 오랜 세월을 두고 생각해서 불도를 구하는 보살도 보았습니다.---

<희담(戱談)>, 또는 <희소(戱笑)>는 희롱하여 웃는다는 것이 아니라, 무책임(無責任)한 말이나 행동을 말합니다.자기가 한 일은 다 자기가 책임을 지는 것, 좋은 일은 자기의 착한 행동에 대한 *과보이고, 언짢은 일은 자기의 잘못에 대한 과보입니다.

----또 어떤 보살(菩薩)은 맛있는 좋은 음식(飮食)이며 가지가지 탕약(湯藥)을 부처님과 승려(僧侶)에게 보시(布施)하며, 한량 없이 값비싼 고귀한 옷과 값을 칠 수 없는 좋은 의복(衣服)을 부처님과 승려(僧侶)에게 보시(布施)하며, 천만억종(千萬億種)의 전단향목과 보배로 된 정사(精舍)와 가지가지 묘(妙)한 침구(寢具)를 부처님과 승려(僧侶)에게 보시(布施)하며, 꽃과 과실(果實)이 무성(茂盛)한 맑고 깨끗한 동산과 시원한 샘물이 흐르는 못(池)을 부처님과 승려(僧侶)에게 보시(布施)함을 보았나이다.-----

---또 어떤 보살은 맛있는 음식과 귀중한 약과 훌륭한 옷을 부처님과 승려에게 보시하고, 전단향 나무로 지은 정사(精舍)와 훌륭한 침구(寢具)와, 또 혹은 맑고 깨끗한 정원(庭園)과 아름다운 연못을 부처님과 승려에게 보시하는 것을 보았습니다.---

보시는 자기를 위한 것입니다. 인간은 누구나 탐내는 마음이 있습니다. 탐내는 마음을 없애려면 보시하는 것을 기쁨으로 여기면 탐내는 마음이 없어집니다. 석가여래께서는 보시공덕을 월등삼매경(月燈三昧經)에서, <무리(衆) 가운데 들어가 두려워하지 않는다(入衆不畏)>고 하셨습니다. 남에게 보시를 하면 많은 사람들 가운데 들어가도 마음이 편하다고 하셨습니다.

----이와 같이 가지가지 미묘(微妙)한 것을 보시(布施)하되 즐거이 하여 싫어함이 없고 *무상도(無上道) 구(求)함을 보며,----

---이와 같이 가지가지 방법으로 보시한다든가 시주하는 일에 싫어하지 않고 오로지 부처님의 무상도를 구하는 길을 얻기 위한 수행의 방법이 다양하다는 것도 다 보았습니다.--

보시라는 것은 될 수 있는대로 자기의 생활을 검소하게 해서, 나머지를 남에게 베풀어 주는 것입니다. 베불어 주는 마음이 계속되면 매우 넓은 마음이 되므로 환희하여 싫어하지 않는다고 했습니다. 이것은 처음에는 좀 힘이 들지마는 마침내 대중과 함께 번영(繁榮)한다는 즐거움, *일체중생구제론이라는 지구인 공동체 사상에 *용입된다는 것입니다.

----어떤 보살은 *적멸법(寂滅法)을 설(說)하여 가지가지로 수없는 중생(衆生)을 가르치며,--

---어떤 보살은 적멸의 법을 설하여, 한없이 많은 사람을 가르쳐 일깨워주는 것을 보았습니다.-

<적멸법을 설하다>란,적멸은 변하지 않는 것입니다. 적(寂)은 조용함이요, 멸(滅)은 변화가 없어지는 것입니다. 물건이 아주 없어지는 것이 아니라, 변화가 없어지는 것입니다.사람의 얼굴은 끊임없이 변해갑니다. 검은 머리가 희어지고 포동포동한 얼굴이 주름살 투성이가 되기도 하며, 꼿꼿한 몸이 허리가 굽어지기도 하여 여러 가지로 변합니다. 그러나 인간의 마음세계를 열어 영원한 세계에 눈을 뜨게 하는 *도(道)는 천만년을 가도 변하지 않습니다. 그것이 적멸입니다.물질세계는 찰나찰나 다 변합니다. 달은 차면 기울어지고 활짝 핀 꽃은 집니다. 그러나 영원한 것이 있습니다. 열반경에, <적멸을 낙으로 삼는다(寂滅爲樂)>고 하여 적멸불변화(寂滅不變化)라 합니다. 그러나 물질세계는 일체가 무상(無常)입니다.권력무상(權力無常) 재력무상(財力無常)입니다.하지만 세상을 위해 남을 위해 애쓰는 노력은 없어지지 않는다는 영원성을 눈뜨게 하고 남에게 가르치는 것을 <적멸법을 설한다>고 합니다.

-어떤 보살은 모든 법성(法性)의 상(相)이 둘이 아님을 마치 허공과 같다고 관(觀)함을 보며,---

---어떤 보살은, <*사일개회(四一開會), 이치는 하나다. 모든 인간은 한 사람도 빼놓지 않고 부처님이 될 수 있는 성질이 있다.*불성이 발휘(發揮)되면 누구나 부처님이 된다>는 확고한 신념으로 만법(萬法)의 근본을 찾아 수행하는 사람을 보았습니다.-

<상(相)이 둘이 아니다>란, 차별이 없다는 말입니다. 인간계는 바보도 있고 영리한 사람도 있으며, 착한 사람도 있고 악한 사람도 있습니다. 그러나 마음 깊은 곳에는 누구나 다 불성, 부처님과 같은 고귀한 성질이 있습니다. 불성을 가지고 있다는 점에서는 모든 인간이 조금도 다름이 없습니다. 그 불성이라는 것은 간단히 말하면, 육친(肉親) 사이에 나타납니다. 어머니가 아기를 무릎 위에 올려 놓고 젖을 먹이고 있을 때 불성이 나타납니다. 아기가 방글방글 웃으며 젖을 먹고 있으면, 어머니도 함께 웃고 있습니다. 무릎이 아프다고는 생각하지 않습니다. 어머니는 더워서 땀을 철철 흘리면서도, 아기가 젖을 먹고 있으면 기뻐합니다.
자기 한 몸은 덥고 괴롭지만 괴롭다는 생각이 없습니다. 그 때 자신을 버리고 남의 기쁨을 기쁨으로 하는 성질이 나타납니다. 그것이 불성입니다. 개인적인 불성이 차차 자라서 자기 자식 뿐 아니라, 이웃과 국가에 미치고ㆍ필경에는 *일체중생구제라고 하는 지구인(地球人) 전체 완성에 동참하게 됩니다.

---또 어떤 불자(佛子)는 착심(着心)을 떠나 이러한 *묘(妙)한 지혜(智慧)로 위없는 도(道) 구(求)함을 보았나이다.---

---또 어떤 불자는 *집착을 떠나서 부처님이 되는 도(道)를 구하는 사람도 보았습니다.---

<착심>은 소착(所着)이라고 하여 집착 또는 애착과 같은 것입니다. 사랑한다는 것은 나쁜 일이 아닙니다. 착(着)이 나쁩니다. 사랑에 얽매이는 것이 애착입니다. 자식을 사랑한다는 것은 좋습니다. 그러나 그것에 붙잡혀서 자식이 이웃집 아이와 싸움을 했을 때, 이웃집 아이를 때립니다. 자식 사랑에 집착해서 분별을 잃는 것이 착심이며 애착입니다.
<묘한 지혜(妙慧)>란 지혜가 매우 뛰어나게 되는 것을 말합니다. 묘(妙)라는 것은 가장 뛰어나다는 뜻입니다. <묘한 지혜>는 *<정변지>라고 해서 지혜가 바르고 넓음을 말합니다.

---문수사리(文殊師利)여, 또 어떤 보살(菩薩)은 부처님이 *멸도(滅度)하신 후 *사리(舍利)에 공양(供養)하며,---

--문수사리여, 또 어떤 보살은 부처님께서 열반에 드신 후, 부처님의 정골, 사리를 탑(塔)에 모시어 부처님의 높으신 德을 길이 길이 후세까지 전하려고 노력하는 보살을 보았습니다.---

---또 보니 불자(佛子)가 모든 탑묘(塔廟)를 수없이 조성(造成)하여 온 나라를 장엄(莊嚴)하니 보탑(寶塔)은 묘(妙)하고 높이는 오천유순(五千由旬)이며ㆍ넓이와 길이의 정등(正等)은 이천유순(二千由旬)이며ㆍ하나하나 탑묘(塔廟)에는 각각 천개(千個)의 당번(幢幡)기를 달았고ㆍ장막(帳幕)에는 구슬을 달고 보배방울이 서로 울리니, 모든 하늘(天)ㆍ용(龍)ㆍ선신(善神)과ㆍ 사람(人)과ㆍ비인(非人)이 향(香)과ㆍ꽃과ㆍ기악(伎樂)으로 항상 공양(供養)함을 보았나이다.-----

---어떤 불자는 塔과 묘(廟)를 수없이 세워서 온 나라를 아름답게 장엄하였습니다. 보탑은 묘하고 너무도 웅장한 형상으로 허공계를 장엄하였습니다. 그리고 탑묘 하나하나에는 각각 일천개의 네모난 당(幢)과 길다란 번(幡)을 세우고 구슬로 십자형으로 꾸민 장막을 치고 보배 방울을 달아서 그 소리가 아름답게 널리 울렸습니다. 그리고 모든 하늘ㆍ용ㆍ신과ㆍ 사람과ㆍ사람이 아닌 것(非人)까지도 다 향이며 꽃이며 음악으로써 항상 탑묘에 공양하는 것을 보았습니다.----

탑묘라는 것은 부처님에 대한 *공양을 뜻합니다. 부처님의 가르치심을 정성껏 세상에 펴는 그 자체가 *공양입니다. 탑에 방울을 단다는 것은, 방울 소리를 듣고 그 곳을 지나는 사람이 다 부처님을 생각하게 하는 것입니다. 부처님의 德을 세상에 전하기 위한 방법론입니다. 높은 탑을 세우기도 하고 방울 소리를 울리기도 하여 세상 사람에게 부처님의 가르치심을 우러러 존중하는 마음을 일깨워 주는 것도 보살수행 방법의 하나입니다.
<묘(廟)>란, 돌아간 이를 모시는 대궐과 같은 사당입니다.
<유순(由旬)>이란, 거리를 나타내는 단위입니다. 대유순은 8백리ㆍ중유순은 6백리ㆍ소유순은 4백리라고 합니다.



불성(佛性)이 나타나다

옛날 어느 때, 시골 선비 한 사람이 서울로 올라와 훌륭한 스승을 찾아가서 열심히 공부한 결과, 마침내 학식이 뛰어나게 되자 제자들도 많이 모였습니다. 선비는 시골 집 어머니에게는 성공하면 돌아오겠다며 떠나 왔지마는 서울서 명성이 자자하게 되니까, 그만 우쭐해져서 고향에 계신 어머니는 생각도 하지 않고 문안 편지도 하지 않았습니다.
어느 날, 선비는 거리에서 많은 사람들이 모여 웅성거리는 것을 보았습니다. 이유인즉 유명한 큰 도둑이 잡혔다는 것입니다. 선비는 유명한 도둑이 어떻게 생긴 놈인가 하고 호기심으로 사람들을 헤치고 들어가 보았습니다. 도둑은 꽁꽁 묶이여 관원에게 끌려가게 되었습니다, 도둑의 아내와 어린 자식은 잡혀가는 아버지를 붙들고 울고불고 떨어지기를 서러워하였습니다. 장안을 떠들썩하게 했던 큰 도둑도 몹시 슬픈 얼굴로 어린아이의 머리를 쓰다듬으며 헤어지기를 안타까워 하며 슬퍼했습니다.

양심(良心)은 개인의 법정(法廷)이라 하였습니다. 도둑의 아내와 자식의 애절한 모양을 물끄러미 바라보고 있던 선비는 문득 정신이 들었습니다.
--저런 큰 도둑도 부자간ㆍ부부간의 정이 대단하다. 보통 사람과 조금도 다를 것이 없다. 이것이 인간의 본성이다. 그런데 나는 어떤가. 성인(聖人)ㆍ현인(賢人)의 道를 배우고 또 남을 가르치면서, 늙은 어머니를 시골에 두고 돌아보지 않았다. 나는 도둑만도 못하구나, -하고 깨달았습니다.
선비는 급히 집으로 돌아와서 제자들에게, <여러분 ! 돌아가 주시오. 나는 당신들에게 인간의 道를 말해 왔지마는 나 자신은 짐승과 같았오, 늙으신 어머니를 고향에 두고 돌아보지 않으면서 입으로는 성현의 道를 말하며 여러분을 속였오. 나는 곧 고향으로 돌아가겠오. 어머니께서 용서하시면 모시고 올라와서 다시 여러분을 만나겠오>하고는 곧 고향으로 돌아가, 어머니 앞에 무릎 꿇고 엎드려 사죄했습니다. 어머니는 물론 기뻐했습니다. 그길로 선비는 어머니를 모시고 다시 서울로 올라왔습니다. 그 소문이 퍼지자 모두를 그를 더욱 공경하게 되고 제자가 점점 더 많아졌습니다.
이같이 인간이라는 것은 자칫하면 자기가 몸으로 행하지 않고 성현(聖賢)의 도(道)를 내세워서 어떻게 해야 한다고 남을 가르칩니다. 남을 속일 수는 있어도, 자기 마음을 속일 수는 없습니다. 선비는 도둑이 처자식간의 정으로 몸부림치는 것을 보고 인간의 본성을 깨달았습니다. 이런 것이 바로 인간이 본래부터 가지고 있는 고유의 불성, <불성이 나타남>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