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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모든 죄의 중생은 악업의 인연으로 아승지겁이 지나도록 삼보(三寶)의 이름조차 듣지 못함이라.---------*법화경 여래수량품 제 16에서

법화경(法華經) 신해품(信解品)-1-04-02

-----세존이시여, 그 때 궁한 아들은 품팔이로 돌아다니다가 우연히 아버지의 집 대문 옆에 서서 멀리 그의 아버지를 바라보니, 사자상(獅子床)에 걸터 앉아 보배상으로 발을 받치고, 모든 바라문과 권세 있는 왕족들이 다 공경히 둘러서 있으며,----

계속하여 *사대성문이 부처님께 말씀드리기를,---세존이시여, 그 때 가난한 아들은 품팔이를 해서 근근히 입에 풀칠해가며 이리 저리 방랑(放浪)하다가 마침 세력있는 장자의 집 문앞에 이르렀습니다. 큰 집안에는 훌륭해 보이는 사람이 아름다운 의자에 앉아 있고, 또 여러 사람의 바라문과 권세있는 *찰리 거사(居士)들이 훌륭해 보이는 사람을 모시고 있었습니다--

고대인도에는 ① 바라문 ② 찰제리 ③ 비사(毘舍) ④ 수다라(首陀羅)의 *사성계급(四姓階級)이 있었습니다. 실은 고대인도 초기에는 무사계급이 가장 세력이 있었으므로 그 가운데서 국왕이 탄생되었습니다. 그래서 사성계급(四姓階級)   곧 카스트 가운데서

첫째가 찰제리, 국왕을 포함한 무사계급ㆍ둘째가 바라문, 神에게 제사 지내는 것을 직업으로 하고 있는 승려계급ㆍ 셋째는 비사(毘舍), 지주(地主)와 상인(商人)계급ㆍ네째는 수다라(首陀羅), 소작인(小作人)과 노예입니다, 그리고 사성(四姓) 이외에 전연 인종(人種)이 다른 전다라(전陀羅)라고 하는 천민(賤民)을 합하여 다섯 계급의 인간으로 구성되었습니다.

사성계급은 인더스강 상류에서 흘러 들어 온 아리안 인종입니다. 전다라는 아리안 인종에게 정복당한 인도의 토착민(土着民)이며 오랫동안 천민으로 학대를 받았습니다.

어느 때 찰제리 무사계급은 나라를 다스리려면 법률(法律)이 있어야 한다는 필요성을 느꼈습니다. 그러나 나라를 이끌고 가는 법률을 만들려면 상당히 지혜도 있고 학문도 있어야만 했습니다. 그러나 무인(武人)의 힘으로는 한계를 느꼈습니다. 그래서 전통적으로 사폐타를 공부한 학자가 많은 바라문에게 나라를 다스리는 법률을 만들어 달라고 의뢰했습니다. 그 때 바라문에서는 법률을 만들어 주는 대신 한 가지 요구 조건을 무인에게 내어 놓았습니다.

바라문들은,--우리 바라문은 너희들 무인에게 법률을 만들어 줄 것이다. 우리는 하늘에 제사 지내는 가장 청정한 임무를 맡고 있다. 우리가 한 번 정한 것을 너희 무인들이 맘에 안든다고 뜯어 고치거나 해서는 안된다. 만든 법률은 반드시 지키겠다고 약속을 해야만 법률을 만들어 주겠다, 싫으면 그만 두라--하는 것이였습니다. 찰제리 무사들은 나라를 다스리는 법률을 만들어 준다는 것만 좋아서 바라문의 요구 조건을 깊이 생각지 않고 수락하였습니다.

얼마 후, 바라문은 법률을 만들었습니다. 나라를 끌고 가는 여러 가지 법률 조문 가운데, 전체 백성들의 사회적 지위를 차별화하여 규정한 사성계급이라는 조문이 있었습니다. 이제까지는 무사계급이 첫째이고 바라문이 둘 째였는데 순서가 바뀌어 바라문이 첫째가 되고 무인은 둘 째로 밀려났습니다. 나머지 셋째와 넷째는 그대로 변동이 없었습니다. 무인들은 자기네가 첫째가 아니라고 불평했지만, 바라문은 <神에게 제사 지내는 신분이므로 무사보다 위다. 그렇지 않으면 세상이 다스려지지 않는다>는 것이였습니다. 이미 한 번 만든 법률은 절대로 바꿀 수 없다고 약속하고 만들었기 때문에 무사계급들은 아무 소리 못하고 받아드렸습니다,

그 후 불교가 일어나면서 석가여래께서는 사회적 신분인 사성계급을 차별화하지 않고 모든 사람들을 평등하게 받아드렸습니다. 그 때 상위계급의 제자들은 하위 계급을 몹시 꺼려했습니다.
석가여래께서는 <불문(佛門)에 들어 온 이상 평등해야 한다ㆍ*마음의 근본을 닦고 배우는 이 마당에 이르러서도 사성계급의 차별을 버리지 못한다는 것은 옳지 않다>고 하셨습니다.
후일 부처님께서 *기원정사에 계실 때는 평등정신이 관철되어 설법 자리에 앉을 때에는 사성계급에 구애(拘碍)하지 않고 수계(受戒)의 선후(先後)에 따라 자리를 정하고 앉았다고 합니다.

< 세력있는 장자>란, 지주와 상인 가운데서 대지주(大地主)와 호상(豪商)을 장자라고 합니다. 장자는 셋째 계급의 비사(毘舍)에 속하지만, 재산이 많으므로 찰제리와 바라문이 장자에게 의지했으므로 그 세력이 대단했습니다. 그렇듯 황금만능시대에 부처님께서 등장하셔서 <재력이다ㆍ권력이다 하는 것은 일체가 무상(無常)>이라며 불법(佛法)을 열어가셨습니다.

--값이 천만이나 되는 진주 영락으로 그 몸을 장엄(莊嚴)하고 관리와 백성과 시종들이 손에 백우선을 들고 좌우에 공손히 서 있으며, 보배의 장막을 치고, 모든 꽃깃대를 늘였으며 향수를 땅에 뿌리고 여러 가지의 이름난 꽃을 흩으며 보물을 늘어놓아 내어오고 들여가고 하여 이와 같이 가지가지로 장엄히 꾸며서 위덕이 한없이 높음이라. ----

--장자는 훌륭한 보배로써 자기 몸을 장식하고 또 백우선(白羽扇)을 든 시종들이 좌우에 모십니다. 그리고 보배 장막에ㆍ화려한 깃대와ㆍ향수와ㆍ가지가지 꽃을 흩어 놓았습니다. 그리고 많은 보물을 진열해 놓고 많은 사람들과 거래를 합니다. 이처럼 장자의 모습은 참으로 품격(品格)이 높아서 인간계의 사람 같지 않은 훌륭한 모습을 하고 있었습니다.----

---궁한 아들이 아버지가 큰 세력 있음을 보고 곧 공포심을 품어서 이 곳에 옴을 후회하고,---

---궁한 아들은 세력있는 장자가 자기 아버지인 줄을 모르기 때문에 마음에 두려움을 품고 이러한 곳에 있다가 무서운 일을 당하지나 않을까 생각하고, 그곳에 온 것을 후회하였습니다.---

보편적으로 중생은 신앙의 대상, 神이나 부처님은 벌(罰)을 주니까 무섭다고 생각합니다. 神이나 부처님은 건드리지 않는 것이 좋다ㆍ잘못 건드리면 어떤 罰을 받을런지 모른다며 멀리하려는 속성이 있습니다. 그러나 부처님께서는 원시종교(原始宗敎)의 유물(遺物)이라고 할 수 있는 罰을 주시지 않습니다. 어느 경전에도 부처님께서 罰을 주신다는 말씀은 없습니다. 부처님께서는 아무리 잘못하고 죄를 범해도 언제나 자비로써 일체의 인간을 불쌍히 여기실 뿐 미워하시지 않습니다.

이 *<벌(罰)>이라는 것을 의식하는 것은 몹시 비천(卑賤)한 사상입니다. 이것은 원시시대의 신앙 가운데 포함되는 것으로 어느 나라에도 발달해 있는 사상입니다. 낮은 종교를 믿었던 그 때의 습관이 불교를 믿건ㆍ기독교를 믿건 원시종교의 유물(遺物)로서 아직 남아 있습니다. 마치 인간이 고등동물(高等動物)로 발달되어 있지마는 열등동물(劣等動物) 때의 흔적이 각인되어 있습니다. 그러한 열등의식(劣等意識)은 인간 이상의 것을 보편적으로 무섭다고 생각합니다. 부처님을 두려워한다는 *포승순열(怖勝順劣) 사상입니다.

---속 마음으로 이런 생각을 하되, 이는 혹시 왕이거나 혹은 왕과 같음이니, 내가 품을 팔아서 물건을 얻을 곳은 아니로다. 차라리 가난한 동리에 가서 힘대로 일을 하여 의식(衣食)을 얻는 것이 쉬우리라. ----

---궁자(窮子)는 생각하기를, 저 사람은 왕이거나 혹은 왕과 같은 사람일 것이다ㆍ내가 품팔 곳이 못 된다ㆍ차라리 가난한 동리로 가서 품팔이 하여 끼니를 얻는 것이 훨씬 수월할 것이다.---

--만일 여기 오래 있다가 혹 눈에 띄어 붙들리면, 강제로 나를 잡아 부릴 것이라, 이러한 생각을 하고는 빨리 도망하려 하였나이다. ----

---만약 여기에 어물어물 하고 있다가는 혹시 억지로 잡혀가서 강제 노동을 하게 될런지 모른다ㆍ그랬다가는 큰 일이다ㆍ이렇게 생각하고 급히 그 곳을 떠나 달아나려고 했습니다.---

이 경문은 우리가 낮은 마음으로 부처님의 敎를 배울 때에 일어나기 쉬운 생각입니다. 가장 좋고 가장 뛰어난 敎를 배우려면 힘이 들지마는 그것은 현세의 삶의 문제가 아니라, 영원한 생명이 구원받느냐 구원 받지 못하느냐 하는 관건(關鍵)의 메시지입니다.

----이 때 부(富)한 장자(長者)는 사자(獅子)의 자리에서 아들을 곧 알아보고, 마음에 크게 환희하여, 곧 이런 생각을 하되, 나의 재물과 창고를 이제야 맡길 곳이 있도다. 내가 항상 이 아들을 생각하였으나 이를 볼 도리가 없더니, 홀연히 스스로 오니 내가 심히 원하던 바로다. 나는 비록 나이 늙었으나, 이런 까닭으로 탐내고 아끼었노라 하고, 곧 옆에 있는 사람을 보내어 급히 쫓아가서 대문밖에 서 있는 아들을 데려오게 하였나이다. ----

---그 때 장자는 의자에 앉아 문 밖을 바라보다가 그곳에 자기 아들이 서있음을 한 눈에 알아보고 크게 기뻐하며 생각하기를, <아들이 돌아왔구나ㆍ내 재산을 물려줄 아들이 왔다ㆍ나는 항상 아들을 생각하고 만나기를 바랬다.> 장자는 아들이 스스로 왔다면서 기뻐하였습니다. 그리고 하인에게 이르기를, 저 문앞에 서있는 남루한 젊은이를 데려 오라고 했습니다.---

우리는 부처님을 잊고 있지마는 부처님께서는 언제나 우리를 생각하고 계십니다. 부처님께서는 아무리 그릇된 사람이라도 결코 버리지 않으십니다. 한 눈에 아들임을 알아보는 장자와 같이, 부처님께서는 *대자대비의 마음으로 모든 중생을 반기십니다.

---그 때 명을 받은 사람이 급히 쫓아가서 잡으니, 궁한 아들은 놀라고 크게 부르짖어 원망하되, 나는 조금도 죄가 없거늘 어찌해서 잡으려 하느뇨. 명을 받은 사람은 더욱 급히 잡아서 강제로 끌고 오니까, 이 때 궁한 아들은 스스로 생각하되, 죄 없이 잡혔으니 필연코 죽게 되리라 하고, 더욱 겁을 내어 기절해서 땅에 쓰러지니,---

-----그 때 명을 받은 하인이 달려가 남루한 아들을 붙잡았습니다. 아들은 깜짝 놀라서 죄없는 사람을 왜 잡느냐며 부르짖었습니다. 하인은 더욱 더 힘을 주어 궁한 아들을 강제로 끌고 가려 하니까, 무슨 영문인지 모르는 아들은 아무 죄도 없는데 이렇게 잡혔으니 이제 나는 죽게 되는가 보다 하고 공포에 쌓이면서 그대로 기절하였습니다.---

---아버지는 멀리서 이를 보고, 그 사람에게 일러 말하되, 이 사람을 쓰지 않을 터이니 강제로 끌어 오지 말라. 얼굴에 냉수를 뿌리어 깨어나게 하라 하고, 다시 말하지 말라 하였나이다.--

---장자는 멀리서 이 모양을 보고 하인에게 이르기를 <그만 둬라, 억지로 끌고 오지 말아라. 냉수를 얼굴에 끼얹어서 깨어나게 해라. 더 아무 말 하지 말고 그냥 돌려보내라>고 했습니다.--

---어찌하여 그러한고, 아버지는 그 아들의 마음이 얕고 졸렬함을 알고, 자기는 크게 고귀하여서 이 아들이 어려워할 것을 알고, 명백히 아들이라는 것을 알았으나, *방편(方便)으로써 다른 사람에게는 나의 아들이라고 말하지 아니하였나이다. - ----

-----아버지는 아들의 마음이 오랫동안 가난에 찌들어서 몹시 옹졸한 마음이 되어 있음을 알았습니다. 또 장자 자신은 신분이 높고 재산이 많아, 신분의 차이가 너무 심하므로 아들이 두려워함을 알았습니다. 장자는 남루한 젊은이가 자기의 아들임을 분명히 알았습니다. 그러나 방편(方便)으로 일단 모른체 하고 다른 사람에게는 자기의 아들이라는 말을 하지 않았습니다.---

----명을 받은 사람이 말하기를, 내가 지금 너를 놓아줄터이니 뜻대로 가라 하니, 궁한 아들은 기뻐서 *미증유를 얻고 땅으로부터 일어나 가난한 동리에 가서 의식을 구하였나이다.---

---주인의 명령을 받은 하인이 남루한 젊은이를 보고 <네가 그렇게 싫으면 가거라. 네 마음대로 가거라>했습니다. 아들은 대단히 기뻐하고 급히 땅에서 벌떡 일어나, 가난한 사람들이 사는 동네로 갔습니다. 그리하여 거기서 먹을 것과 입을 것을 구했습니다.----

---그 때 장자는 장차 그 아들을 달래어 들어오게 하고자, 방편을 만들어서, 얼굴빛이 초췌하고 위덕이 없는 자, 두 사람을 비밀히 보내 되, 너는 그 곳에 가서 궁한 아들에게 서서히 말하라. 여기 일 할 곳이 있으니 너에게 품삯은 배를 주리라 하여, 궁한 아들이 만약 허락하거든 데려다가 일을 시키라. 만약 무엇을 시키느냐 묻거든 곧 이렇게 말하되, 너를 데려다가 똥거름을 친다 하고 우리들 두 사람도 또한 너와 같이 일하리라 고 하라.-----

---- 장자는 아들을 돌아오게 하기 위해 方便을 썼습니다. 장자는 못생기고 행색이 초라한 두 사람에게 궁한 아들을 찾아가서, 일 할 데가 있다. 품삯은 다른 곳의 갑절을 준다. 함께 가자고 해라. 만약 그가 승낙하거든 데려오너라. 만약 무슨 일을 하느냐고 묻거든, 똥거름을 친다고 해라. 우리 두 사람도 함께 그 일을 하게 된다고 말하라고 했습니다.-----

-----이 때 두 사람이 곧 궁한 아들을 찾아 가서 만나 보고 이런 말을 다 일러주니, 그 때 궁한 아들은 먼저 그 값을 받고 와서 같이 똥거름을 치는지라, ---

---두 사람은 곧 궁한 아들을 찾아 가서 주인이 이른 대로, <품삯을 많이 받을 수 있다, 우리도 함께 할 것이니 같이 가자>고 했습니다. 아들은 정말인지 알 수 없어서 품삯을 먼저 주면 가겠다고 했습니다. 그는 품삯을 먼저 받고 두 사람을 따라가 함께 똥거름 치는 일을 했습니다.---

---그 아버지는 아들을 보고 불쌍히 생각하며 안타까워 하였나이다. 또 다른 날 창에서 멀리 아들을 보니, 몸이 말라 초췌하고 흙과 먼지로 더럽혀져 깨끗지 못함이라,----

--장자는 아들을 보고 불쌍히 생각했습니다. 어느 날 창문으로 아들이 일하는 모습을 바라보았을 때, 아들은 진흙과 먼지로 온 몸이 더럽고 무엇이라 형용할 수 없을 만큼 초라했습니다.---

부처님께서는 중생을 보시면, 어째서 저렇게 迷惑하고 불쌍하게 되었을까 하고 보신다는 것입니다. 장자가 아들을 보고 저게 내 아들이란 말인가 하고 불쌍히 여기는 것과 같습니다.

----곧 영락으로 꾸민 부드러운 옷과 장엄구를 벗어 놓고, 떨어지고 냄새나는 옷으로 갈아 입고 먼지 투성이를 하고, 오른손에는 거름 치는 그릇을 가지고, 얼굴에는 성낸 듯한 모습을 하고, 모든 일꾼에게 말하되, 너희들은 부지런히 일할 것이며 게으름을 피우지 말라고 하더이다. 이런 방편으로써 아버지는 그 빈궁한 아들을 가까이 함이라.----

--장자는 아름답게 꾸민 장식품과 비단옷을 벗고, 다 떨어진 때묻은 옷으로 바꿔 입고, 오른 손에는 거름치는 그릇을 들고 아들이 일하고 있는 곳으로 갔습니다. 그리고 장자는 너희들는 부지런히 일 할 것이며 게을러서는 안된다며 그의 아들 가까이로 갔습니다.----
이것은 부처님께서 方便으로 이 세상에 몸을 나타내신다는 것입니다. 부처님께서 범부 사이에 들어가시어 범부와 같은 모습을 하시고 몸으로써 인도해 주시는 *자비심을 나타낸 것입니다. 부처님께서는 조금도 괴로운 일ㆍ어려운 일을 하지 않으셔도 되지마는 범부를 구원하시기 위해 일부러 금생에 *일대사인연으로 오셔서 난행고행을 하시면서 우리를 인도해 주십니다.

중국의 노자는 빛을 부드럽게 해서 먼지를 같이 한다는 *<화광동진>을 말했습니다. 태양이 지상(地上)을 비출 때, 더러운 곳ㆍ깨끗한 곳 가리지 않고 다 비추듯이, 부처님이라는 존재, 불보살(佛菩薩)의 자비와 덕을 형용하는 말로 화광동진이라 하였습니다.

---후에 다시 일러 말하되, 이 졸장부야, 너는 항상 여기서 일하고 다시는 다른 곳에 가지 말라. 너에게 품삯을 더 주리라. 모든 소용되는 그릇과 쌀이나 소금 같은 것에 조금도 어려운 생각을 하지 말라. 또 늙은 일꾼이 있어 쓸 일이 있으면 줄 터이니, 잘하여 스스로 마음을 편히 가지라. 나는 너의 아버지와 같으니 근심 걱정을 말라.--

---장자는 아들의 옆으로 가서 졸장부(拙丈夫)야. 너는 항상 여기서 일하라. 다른 데 갈 것 없다. 품삯도 갑절을 줄 것이다. 또 네가 필요한 일용품은 무엇이든지 다 주겠다. 조금도 걱정할 것 없다. 너를 위해 하인이 필요하면 말하라. 나는 너의 아버지와 같다.--

원래 부처님께서 敎를 설하실 때, 언제나 일체의 인간을 다 부처님이 되게 하시려는 마음으로 설하십니다. 부처님께서는 대뜸 부처님이 되는 *도(道)를 설하면 사람들이 피한다는 것도 다 아십니다. 장자가 스스로 더러운 모습을 하고 여러 사람 가운데 들어가서 <걱정 말아라, 곤란하지 않게 해 주겠다> 하는 것처럼, 부처님께서도 차차 친근해가는 방법을 쓰시는 것입니다. 인간에게는 영리한 사람ㆍ어리석은 사람ㆍ착한 사람ㆍ악한 사람도 있습니다. 그러한 모든 인간에게 교화를 주시는 선교방편(善巧方便)을 네 가지로 나누어 사실단(四悉檀)이라 합니다. 실(悉)은, <죄다ㆍ모조리>라는 뜻이고, 단(檀)은, <준다ㆍ베푼다>는 뜻입니다.

-----어찌하여 그러한고, 나는 늙고 너는 젊으며 네가 항상 일할 때, 속이거나 성내거나 원망하는 말이 없도다. 도무지 너에게는 이 모든 나쁜 것이 없어 다른 일꾼과 같지 않음이라.----

---왜냐하면 나는 나이가 많고 너는 아직 젊다. 너는 나를 아버지 같이 믿고 안심하고 일하거라. 너는 남을 속이거나 성내지 아니한다. 다른 사람들과는 다르다. --

--지금 이후는 친아들과 같이 하리라 하고, 곧 장자는 다시 이름을 지어주고 이를 아들이라고 하였나이다. ----

---지금 이후 나는 너를 내가 낳은 아들과 같이 생각하겠다. 너도 역시 나를 아버지로 생각하라고 이른 뒤에, 장자는 궁한 아들에게 새로 이름을 지어 주며 그를 아들이라고 했습니다.--

장자가 아들에게 부자간이라는 것을 밝히지 않고 다만 부자의 의(義)를 가지는 것으로써 안심시켜 놓고, 차차 친숙해져 결국은 정말 부자간(父子間)이 된다는 것과 같이, 부처님께서도 법을 설하실 때, 낮은 *교(敎)로 대강 알았다는 마음을 가지게 합니다. 처음에 소승교를 배우면 그것으로 대강 알 게 합니다. 다시 *대승교를 배우면 또 그것으로 대강 알 게 하여 다시 더 높은 데로 끌어 올려서 마지막에는 부처님 자리 *일불승을 얻게 하신다는 그런 뜻입니다

---그 때 궁한 아들은 비록 이러한 대우를 기뻐하였으나, 아직 스스로 생각하되, 객인(客人)으로 온 천(賤)한 사람이거니 하여, 이런 연유로 20년을 항상 똥거름을 치고 이렇게 지낸 다음에야 마음에 서로 믿고 친해져서 출입을 어렵지 않게 하나, 그러나 그 머무르는 곳은 아직 본래 있던 곳이었나이다.----

---가난한 아들은 장자로부터 아들 대우를 받아 무척 기뻐하기는 했지마는 마음 속으로는 아직도 자기는 천한 인간이라고 생각하였습니다. 그 때문에 20년동안이나 더러운 일을 하고 있으면서도 아무런 불평이 없이 서로 믿고 안 팎을 거리낌 없이 예사로 드나들게 되었습니다. 그렇게 되었지마는 그래도 아직 밤에 잘 때에는 대문 밖의 더러운 문간 방에서 잤습니다.----

<그 머무르는 곳은 아직 본래 있던 곳이었나이다>란, 최초의 *소승교를 배운 사람이 차차 대승교(大乘敎)를 배우게 되어 그 대승교가 가장 뛰어난 것이라는 것은 알면서도 아직 소승의 수행도 버리지 못하고 있는 상태를 비유한 것입니다.

---세존이시여, 그 때 장자는 병들어 스스로 장차 오래지 않아서 죽을 것을 알고, 궁한 아들에게 일러 말하되, 나에게는 지금 많은 금(金)ㆍ은(銀)과 진귀한 보배가 창고에 가득 찼으니, 그 중의 많고 적음과 내어주고 받아들이는 것을 네가 다 알아서 하라. 나의 마음이 이와 같으니 마땅히 이 뜻을 받아서 처리하라. -----

---장자는 차차 몸이 약해져서 이제 오래지 않아 스스로 죽을 것을 짐작하고 궁한 아들을 불러서 말하기를, <여기 금과 은을 비롯한 보물이 창고마다 가득 차 있다. 이 보물들을 네가 맡아서 잘 처리하도록 하라. 내뜻을 받아서 처리하라>고 했습니다.

----어찌하여 그러한고, 지금 나와 너는 곧 다름이 없으니 마땅히 용심(用心)을 더하여 빠져 새어남이 없이 하라.---

--어째서 보물들을 네게 맡기는가 하면 너는 나와 다름없다. 너는 내 마음을 알아서 더욱 정성스럽게 마음을 써서 모든 재산을 잘 관리하여 잘못이 없도록 하라고 말했습니다.---

이것이 부처님의 마음입니다. 우리는 미혹(迷惑) 중생이지마는 부처님께서는 우리를 자식으로 생각하시고, 모든 부처님의 가르치심을 널리 펼 것을 바라는 것을 비유한 것입니다.

---그 때 궁한 아들은 가르침의 명을 받고 여러 가지의 물건과 금ㆍ은과ㆍ진귀한 보물과ㆍ모든 창고를 맡아 가졌으나, 한 그릇의 밥도 취할 생각이 없었으며, 그러나 그 머무르는 곳은 여전히 본래 있던 곳이었으니, 이는 하열(下劣)한 마음을 또한 능히 버리지 못함이니이다.----

---그 때 궁한 아들은 주인의 분부를 받고, 창고마다 조사해 보았습니다. 그리고 금이며ㆍ은이며ㆍ그 밖의 수많은 보물을 주인의 분부대로 모두 잘 정리했습니다. 그러나 거기서 단 한 그릇의 밥도 가지려 하지 않고, 여전히 본래 거처하던 곳에 그대로 머물렀습니다. 궁한 아들은 하열하고 용렬한 마음을 완전히 버리지 못했습니다. 주인은 신분도 높고 재산도 많지마는 자기는 극히 미천한 몸으로 사방을 유랑하던 사람이라는 생각을 버리지 않았습니다.-----

                            사실단(四悉檀)

석가세존께서는 *사실단(四悉檀), 곧 ① 세계실단(世界悉檀)   ② 위인실단(爲人悉檀)   ③ 대치실단(對治悉檀)   ④ 제일의실단(第一義悉檀)의 교화방법으로 중생을 구제하십니다.

① 세계실단(世界悉檀)→ 세계(世界)라는 것은 보편적으로 세간사(世間事) 또는 세속(世俗)의 일이라는 뜻입니다. 세속적인 것을 설하되, 그 세속적인 것 중에서 시대의 알맞는 것을 선택(選擇)하여 거기서부터 차차 *인도(引導)해 들어가서, 마침내 부처님의 *일불승 법화경 가르치심으로 이끌어 주시는 것이 세계실단(世界悉檀)입니다. 당장 저녁 먹을 끼니가 없어 배고픈 사람에게는 먹을 것부터 주고, 헐벗은 사람에게는 입을 것부터 주고 서서히 세속적인 이야기부터 시작해서 차차 깊이 들어간 다음에, -정말로 행복하게 되려면 *마음의 근본을 바로 잡아 세상을 위해 *홍익해야 한다--는 식으로 설해 나가는 것이 세계실단입니다.

② 위인실단(爲人悉檀) →법을 듣는 상대편의 성질에 따라 한 사람ㆍ한 사람에게 적당한 가르치심을 주는 것입니다. 세상에는 성품과 욕망이 각각인 인간이 수없이 많이 살고 있습니다. 불같이 성급한 사람도 있고ㆍ오뉴월 엿가락 느러지듯 느린 사람도 있으며ㆍ재산이 많은 사람도 있고ㆍ가난한 사람도 있습니다. 그러한 점을 분간해서 법을 듣는 대상에게 알맞는 말을 하여, 결국은 부처님의 *일불승도(一佛乘道)에 들게 한다 하여 위인실단입니다.

③ 대치실단(對治悉檀)→상대의 결점을 지적(指摘)하고, 그 결점에 대해 힐링, 고치는 길을 보여주는 방법입니다. 마치 환자에게 약을 주어 병을 고치는 것과 같이, *절복(折伏), 상대의 나쁜 점을 바로 잡게 하고 거기서부터 차차 가르쳐 구원(救援)한다 하여 대치실단입니다.

④ 제일의실단(第一義悉檀)→앞의 ① 세계실단(世界悉檀) ② 위인실단(爲人悉檀) ③ 대치실단(對治悉檀)의 방법론으로 수행을 쌓아 발전하여 제일의(第一義)를 깨닫게 한다 하여 제일의실단이라 합니다. 제일의(第一義)란, 부처님께서 깨닫고 계신 것입니다. 부처님의 진실의(眞實義), 참마음이 무엇인가를 깨닫게 한다 하여 제일의실단입니다.

본불 석가세존께서는 아무리 낮은 敎를 설하셔도 그 낮은 敎만 설하지 않으십니다. 세계실단으로 가르칠 때에도 마지막 제일의실단에 연결(連結)되게 하셨고, 위인실단으로 설하실 때에도 제일의실단에 연결이 되도록 하셨고, 대치실단으로 설하실 때에도 제일의실단으로 업로드 되도록 가르치심을 주셨습니다.